미주알고주알

우리가 눈 발이라면

부르스 리(이판사) 2025. 1. 9. 13:05

정말 오랜만에 눈 다운 눈이 내린다.

 

어느 때는 내리는 눈이 너무 좋았고

또 어느 때는 내리는 눈 때문에 걱정도 했었다.

 

눈 속을 달리며

나 잡아 봐도 해 봤고

눈길에 사고도 당해 봤다.

 

부르스리에게 지금의 눈은 무덤덤한 눈이지만.

이왕 오려거든 감동적인 눈이면 좋겠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