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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방

2013 춘천마라톤 후기

by 부르스 리(이판사) 2013. 11. 8.

서브 4를 만들어 준 조선일보춘천마라톤

두 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무사히 완주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던 춘천 마라톤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었었다.

4개월간의 춘천 마라톤 준비는 나에게 힘든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매일 연습 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과 또 하나는 술자리가 자주 있었던 나에게 술을 먹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이 힘든 과제였다.

시간적 여건이 부족하여 매일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은 직장에서 20km를 달려서 퇴근한다는 것과 매주 일요일 마라톤 동우회 새벽 훈련은 반드시 참가한다는 다짐을 해 두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기상과 취침 전에 하체 단련 훈련을 500개 이상 실시하기로 계획을 수립하였다.

나의 춘천마라톤 준비는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월 동아마라톤을 출전하여 16km 지점에서 종아리 부분에 쥐가 발생하여 걷고 달리기를 교대로 잠실주경기장에 4시간 30분에 도착 하였고, 그 후 한 달간을 절룩거리며 지내야 했다. 좀처럼 다리가 낳지 않아 물리치료도 받고 이러다가 마라톤을 영영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면서 동마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린 것이 후회가 되기 시작하였다.

그런 후회의 시간이 30여일, 드디어 4월 말경에는 ‘이젠 달릴 수 있겠구나 !’ 할 정도로 아픈 다리가 회복 되었고, 5월 홍성마라톤 하프를 출전하여 2시간 13분이라는 저조한 기록이었지만 완주 하였다. 비록 시간이 많이 늦은 기록이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였고 춘천마라톤에 촛점을 맞추어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두어 달 훈련을 하지 못하여 몸무게는 68kg 이었고, 이 몸무게로는 달린다는 것 보다는 걸어간다는 비유가 맞을 정도로 속도가 말이 아니었다. 하루 빨리 몸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훈련량이 부족하여 살이 빠질줄을 몰라 음식량으로 살빼기에 돌입하였고, 6월 한 달 사이에 3kg이 빠져서 65kg으로 7월 훈련을 시작 하였다.

무더운 여름 힘든 시기였지만 일요일 새벽 훈련은 30km을 소화 하였고, 주중에 20km를 소화하여 하체에 체력이 붙기 시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춘천을 완주한다는 목표 아래 시간에 대한 목표가 세워졌다. 처음 출전하여 4시간 49분 완주, 두 번째 출전하여 4시간 30분 완주, 이제는 서브4 달성이 목표였다.

서브4 달성을 위하여 7월의 훈련은 계획대로 잘 이루러졌는데 40년 만에 닥친 8월 무더위에 나의 훈련은 월 200km 이상 달리던 훈련량이 8월 한 달 고작 80km로 그동안 닦아 온 훈련이 허사가 된 듯 하여 걱정이 태산 같았다.

8월 훈련의 나태로 인하여 9월 초 42km 가상 레이스에서 30km에 포기하고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춘천은 물 건너 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니 견딜 수가 없었다.

실패는 새로운 교훈을 준다고 하였던가 나의 춘천이 여기서 포기 될 수 없었기에 추석 명절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강 훈련을 시작하여 잠시 주춤했 던 춘천레이스가 10월초에는 완벽하게 다시 자리하게 되었다.

10월 13일 하프에 출전하여 1시간 48분 완주, 춘천마라톤 D-7일 10km에 출전하여 45분 완주 나의 춘천 서브 4는 눈앞에 다가온 듯 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마지막 일주일 마라톤의 고수들에게 들은 귀 동냥으로 식이요법이라는 것이 효과가 있다하여 소고기와 닭 가슴살로 이틀을 보내는데 왜 이걸 시작해서 이 고생인가 하면서 그동안 준비한 것이 이것으로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일요일 저녁부터 시작한 식이요법은 화요일 점심에 포기하고 밥, 고구마, 빵 등으로 충전을 시작하니 목요일에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 온 듯 하였다.

D-1 가벼운 산행을 목적으로 1시간 남짓 산행을 실시하는데 산을 오르는 발거름이 무척 가벼워 춘천의 성공은 거의 확신에 이르렀다.

드디어 27일 새벽 3시 아내와 보마클 회원 등 30여명이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춘천으로 출발 하였다.

아침 8시경 춘천에 도착하니 도로엔 관광버스가 가득하고 잠시 후 출발 장소에 이르니 요란한 음악소리와 많은 인파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드디어 춘천에서 내가 달리는구나!’ 요동치는 가슴을 달래며 가벼운 조깅으로 몸을 풀고 어느 덧 출발을 알리는 사회자의 소리에 내가 속한 F조에 모였고 앞의 팀들이 출발하여 점점 출발선으로 다가가는 기분은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의 흥분이었다.

아내는 출전을 하지 않았기에 잘 달리고 오라는 격려를 남겼고, 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아내 생각을 하니 미안함이 느껴졌다.

잠시 후 카운트 다운으로 출발하여 5km 지점에 이르니 27분을 가리킨다. 그리고 또 5km에 이르니 54분을 가르킨다.

두 번의 실패가 모두 20km 지점에서 갑작스런 통증이었기에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였다. 25km 지점에서 시간을 보니 2시간 16분 다리 통증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 이 페이스면 서브4는 문제없어’ 힘차게 질주하는 몸을 달래며 ‘오버페이스는 안돼’ 를 되새기며 달렸고 역시 몸은 아주 가벼운 상태로 질주 중이었다.

27km 지점이 힘들다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큰 어려움없이 30km를 통과하고 나니 그동안 걱정했던 것이 이젠 자신감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5분 10초 페이스로 달리던 속도가 30km 지점이 지나면서 빨라졌고 결국 38km 지점에서 힘듬이 느껴졌다.

간간히 길가에 누워 다리를 짓누르는 사람, 무릎과 종아리에 파스를 뿌리는 사람을 보면서 지난 동마 때의 아픔이 떠올랐다. 그러나 오늘은 무사히 그것도 서브4라는 목표를 성취한다는 희열이 느껴지니 소름이 쭈빗쭈빗 돋아나는 듯 하였다.

40km을 지나는 발걸음이 너무도 무거웠지만 시계를 쳐다보니 서브 4 목표치의 4분은 더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가 문득 떠오른다.

장장 4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을 아내 생각을 하며 그동안 열심히 운동하도록 도와 준 아내가 너무도 고맙다는 생각과 얼마나 마음조리며 기다릴까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드디어 저 만치 결승을 알리는 아취가 보인다.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시계를 보니 3시간 54분을 막 지나고 있다. 그리고 저만치 아내는 나의 완주를 보면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나의 세 번째 도전은 서브 4 라는 영광스런 목표와 춘천이라는 멋진 고장에서 산과 강과 아름다운 하늘을 감상하며 마라톤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완주 후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뻐하던 아내가 찍어 준 사진을 보면서 4시간의 춘천마라톤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보마클 훈련부의 체계적인 훈련 지원과 아내의 헌신적인 뒤바라지가 오늘의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는 생각을 하며 아내와 보마클 훈련부에 깊이 감사드리며

나의 2013 춘천은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조선일보춘천마라톤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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