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열한 8월의 폭염을 먹은 나의 사랑스러운 식물들은 싱그러운 이슬을 먹으면서 알차고 영글고 있다.
심은지 두어달이 지나서야 싹을 보여 준 생강은 태어남도 오랜 시간이었지만 싹을 보여준 뒤로도
가뭄이라는 극한 상황을 이겨내느라 그 고생이 참으로 컸으리라.
대파도 그 긴 여름날 더위와 싸워야 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들에 제 몸을 맏겨 누렇게 병들어 갈 즈음 벌레잡는 약 사용으로 한시름을 놓았고 지금은 무럭 무럭 자라서 그 기상을 뽐내고 있다.
부추는 가을 바람에 알차게 자라서 몇 차례에 걸쳐서 나의 밥상을 싱그롭게 하여 주었다.
올해 새싹을 돋아 낸 둥근마는 앞으로 두어 해를 견디어 나에게 커다란 선물을 할 것이며, 방풍은 시시때때로 나와 가족에게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곤 했다.
밭둑에 심어 둔 서리태 콩은 전에 없던 대풍으로 알차게 영글고 있어 곧 수확을 기쁨을 제공하리라.
그동안 잠자고 있던 텃밭 중 쇠스랑 작업을 마치고 쇠똥과 퇴비를 넣고 잘 다듬어진 곳에는 6쪽 마늘을
심어 내년의 풍년을 기대해 본다.
무우, 당근, 배추, 쪽파는 김장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제공하기 위하여 오늘도 이슬을 먹으면서 알차게
영글어 가고 있다.
난 오늘도 미래는 식물속에서 희망이라는 사실을 느끼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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