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마늘과 양파가 풍년이다.
가뭄으로 걱정한거완 다르게 제법 알맹이가 틈실하다.
간간히 풀과의 전쟁으로 힘듦도 있었지만
그들은 온전히 잘 자라주었다.
나의 능력과 적절한 제공도 부족했지만
그들은 정말 완벽하게 결과를 보여 주었다.
시인의 본 어리석음과는 사뭇 다른 결실의 텃밭이다.
어리석음/김응길
봄이 되면
텃밭을 일구어
해마다 같은 씨앗을
익숙한 습관의
깊이와 간격으로
농부는 희망을 심는다.
척박한 땅에서
잡초들과 혈투하며
간신히 고개 내민
소중한 꿈들을
아집으로 키워내며
농부는 흐뭇해한다.
어느 날
내어줌보다 부족한
가을걷이를 하며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하늘과 나라 탓하며
농부는 술잔을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