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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사랑방

운원농장의 가을걷이

by 부르스 리(이판사) 2022. 10. 29.

운원농장의 가을 걷이

 

샛빨간 탐스러운 사과는 아니어도

탄저병을 이겨내고 끝까지 매달렸던 부사

네가 진정한 승리자

 

몇그루 노랗게 병들어 쓸어질때도

꿋꿋하게 자라서

우람한 근육같은 탄탄함을 보이며

진한 향기를 제공하는 생강

너 역시 진정한 승리자

 

쓰러지고 풀속에 갇혀  답답함도 컷을 터인데

땀스럽게 영글어 

머지않아 쌀밥에 푹 묻혀

내 입을 감동시킬 서리테

너 역시 승리자가 아닐 수 없다.

 

배추와 무도 질세라

속이 차고 단단하게 영글고 커가는 중이지만

수확의 시간이 아니어서

더 며칠 스스로를 다지는 시간을 가질

너 역시 승리자로 부르려 한다.

 

마늘, 쪽파, 대파도

승리자로 불려질 그때를 다짐하며

오늘도 알차게 자라고 있음에

운원농장의 주인장은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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