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철학

사도

by 부르스 리(이판사) 2015. 10. 5.

사도세자
위대한 군주와 잔혹한 아버지
오늘날 부모의 자녀교육 방식과 권위적인 양육


<사도>는 어떻게 아버지가 자식을 미치게 만들고 죽이기까지 했는지 그 가족사를 찬찬히 묘사했다. 영조에겐 천한 출신이 왕좌를 훔쳤다는 시각에 의한 콤플렉스가 있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학문적으로나 덕성으로나 뛰어난 왕재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났을 것이며, 이는 아들에게 그대로 투영되었다.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문과 몸가짐 모든 면에서 제왕의 모습을 보일 것을 강요했지만 어린 세자는 그리하지 못하였다. 차라리 세자가 둔재였다면 아버지가 가라는 방향으로 가는 시늉이라도 하며 적당히 살았겠지만, 사도세자는 영재였다. 자신만의 주견과 개성이 뚜렷했고 아버지와는 기질적으로 달랐다. 영조는 그런 아들이 마땅치 않았고, 학문과 몸가짐에 대해 끝없이 억압하여 결국 사도세자에게 광증이 발현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도는 오늘날 우리 부모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식을 우등생으로 만들려는 아버지의 강압적 교육에 엇나가는 아들, 파괴되는 가족의 이야기다.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이 시대에 수많은 가정에서 반복되는 교육잔혹사다. <사도>는 지극히 현대적인 자식교육 우화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수많은 이 시대의 영조들에게 보내는 경고메시지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사도>는 현재성을 획득했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며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